북한산우이역은 우리 민주동문회가 북한산 산행을 할때마다 자주 선택하는 출발지입니다. 이제 나름 익숙한 곳이기 합니다. 늦은 아침 출발한 산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더운 여름날씨 탓에 설레임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북한산은 익숙하다면 익숙한 산입니다. ‘이 계단을 지나면 한시름 덜겠구나’ ‘여기를 지나면 바람닿는 곳에서 쉬어갈 수 있겠구나’(하루재) 등등. 그래서 이번엔 조금 코스를 달리하여 다른 풍경을 보기로 했습니다. 위문에서 백운대로 향하지 않고, 대동문과 진달래능선길을 택하였습니다.
한번쯤 산행한 곳인 듯,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풍광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습니다. 우리가 북한산을 여러 갈래로 탐방하지만 오늘 택한 코스는 또 다른 재미와 놀라운 풍광을 보여주었습니다.평소 다니던 코스와 달라서 산행의 거리와 난이도에 대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또 새롭고 산행의 즐거움이 컸습니다.
능선과 성곽길을 따라 걷는 둘레길 같은 코스는 우거진 숲길과 함께 여름철 산행으로 최적지로 여겨졌고, 산행에 대한 여유로움은 자연스레 동행한 동문들의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앞 사람 발꿈치만 보면서 걷는 산행이 아니라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풍광을 감상하며 그렇게 즐거운 산행을 마쳤습니다.
이전 산행에서 길을 잃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하산할 지점을 꼼꼼히 확인하는 일도 잊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하산길에 접어든 진달래 능선에 이르러서는 긴 산행으로 피로가 누적되어서 일까요? 뜻밖에 다리가 풀려 하산길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상 산행시간 3시간보다 2시간이나 길어진 산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산 산행 가운데 재밌게 산행한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코스에서 맛보는 낯선 풍광과 더불어 좋은 사람들의 어울림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