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대한 단상-박성은

교회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단상

교회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단상

박성은 (신학과 86)

전, 파이디온선교회 대표

현, 사랑의교회 부목사

 

한국이 낳은 위대한 지성인 한 명을 꼽으라면 현존하는 인물 중에는 이어령씨를 빼 놓을 수 없다. 

이어령씨가 지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란 책에서 교회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분은 73세의 아주 늦은 나이에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변에서 사람들이 비난하면서 묻는다. “당신은 지성인인데 집에서 찬송하고 성경 읽고 기도하고 책 읽으며 믿음을 가지면 되지 왜 문제 많고 탈 많고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 교회를 티를 내며 다니는 겁니까?”

이어령씨는 이렇게 대답한다. 

“배가 고프면 어딜 가죠? 식당이요. 몸이 아프면 어딜 가죠? 병원이요. 그럼 먹어도 배고프고, 마셔도 갈증 나고, 놀아도 심심하고, 배워도 답답하면 어디를 가나요?” 여러분이라면 어딜 갈까요? “그런 때 가는 곳이 교회입니다.” “교회 성도들끼리 서로 싸우고 소송하고 세상보다 더 더러운 곳인데 왜 굳이 교회를 갈려고 해요?” “식당이라고 다 맛있는 음식이 나오던가? 병원 간다고 다 병이 낫 던 가요? 극장은 항상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만 하던 가요? 그래도 배고프면 식당을 찾듯이 모든 교회가 영적으로 병들어도 영혼이 메말라 있는 사람이 찾아갈 곳은 교회지! 교회가 부패했다고 안 가는 것은 병원에서 오진했으니 앞으로 병이 나도 병원에 죽을 때까지 가지 말아야지”

이어령씨의 말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교회를 오해하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교회란 어떤 곳인가? 

교회는 여호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인간을 구원하신 분이 성자 예수님이라고 믿는 성도들의 공동체이다. 그래서 교회를 영적인 가정(family)이라고 부른다.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이 서로를 형제, 자매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영적 가족 관계를 로마의 황제는 근친상간하는 사이비 종교로 몰고 가서 기독교를 핍박하였다. 

교회가 역사에서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예수님과 베드로의 고백에서 부터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자신과 제자들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한다.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마16:15)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마16:16)라고 대답한다. 

베드로의 대답을 듣고 예수님은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선포한다. 여기서 교회의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수님을 메시야로 믿고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공동체가 바로 교회인 것이다.

교회의 주인은 누구인가?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시다. 

왜냐하면 ‘내 교회’라고 소유를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소유주인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과 수많은 증인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 우편으로 승천하셨다. 

현재 주인이 없는 교회는 누가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가? 

예수님은 이러한 상황을 미리 아시고 성령 하나님을 보내 주신 것이다(요15:26). 성령을 사도 요한은 보혜사라고 지칭하고 있는데, 각 번역서는 다양하게 번역하고 있다. 성령 하나님을 상담자(the Counselor, NIV), 위로자(the Comforter, KJV), 돕는자(the Helper, NASB)로 표기한다.

성령 하나님은 주인이 없는 교회 성도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고통을 상담하고, 필요를 돕는 분이다. 그래서 교회는 성령 충만한 사람들이 지도자로 세워져야 한다.

또한 교회는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가? 

교회의 주인이 예수님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이 땅에서 하신 사역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 예수님이 하신 사역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teaching), 복음을 전파하고(preaching), 병든 사람들을 치유했다(healing). 즉, 말씀 사역과 전도 사역, 치유 사역이 펼쳐지는 곳이 교회이다. 

우리는 교회의 기원과 기능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첫째, 교회의 소유주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교회가 땅과 건물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의 소유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귀속되어 있다는 신실한 믿음과 거룩한 실천이 없다면 교회로서의 존재 가치는 잃게 된다. 교회의 지도자들과 구성원들이 교회의 소유를 주장하기 시작할 때 교회의 본질은 사라지고 소속된 사람들의 정욕의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성경은 분명하게 제시한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요일2:16)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지도자가 된다면 교회는 변질될 수밖에 없다. 

둘째, 교회의 기능은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파하고, 병든 자들을 치유하는 것이다. 

로마 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만들면서 시작된 기독교의 정치적 세력화는 근대 사회의 출발을 알린 종교개혁에서 무너져 내렸다. 루터의 두 왕국설처럼 세속 국가와 하나님 나라의 이원론적 대립으로 이어졌다. 

세속화 신학의 등장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두 왕국론은 힘을 잃고 세상 속의 한 종교로 기독교가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대에는 정교분리라는 원칙을 세우고, 국가의 통치 아래 긴장과 협력의 관계로 기독교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서 교회의 역할은 종교적 거룩성, 종교적 본질을 회복하는데 힘써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움을 전파하고,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치유하는 일에 더 증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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